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손길 닿은 ‘민간 최대 창업지원센터’

[한국의 스타트업 - 스타트업 육성 기업 :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스마일게이트, 임직원 적극적인 멘토링으로 입주사 만족도 높아


(사진)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의 입주사들은 시연회를 통해 개발 성과를 알리곤 한다.(/스마일게이트)

(/편집자 주) 스마일게이트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외부에서는 진정성을 둘러싼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오렌지팜은 설립 4년 만에 여론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성공하며 ‘민간 최대 창업지원센터’로 발돋움했다. 이는 오렌지팜을 운영하는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 의지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육성사는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팜’ 이다. 또 오렌지팜의 추천을 받아 뛰어난 활약을 벌이고 있는 입주사들도 함께 만나봤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부호 4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이자 현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권 의장은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한 후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대히트’시키며 부호 반열에 올랐다. 

◆‘자수성가 기업인’의 관심사는 창업 지원

권혁빈 의장이 조용하지만 열렬히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스마일게이트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이다.

권 의장의 오렌지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오렌지팜은 3개월에 한 번씩 ‘리뷰데이’라는 행사를 통해 입주사들의 사업 성과를 공유한다. 권 의장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리뷰데이에는 빠짐없이 참석해 입주사 대표들의 멘토링에 나서고 있다. 

권 의장은 2014년 오렌지팜 개소식에서 “(입주사들에) 돈이 아니라 가치를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 또한 창업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고 이러한 도움이 한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기 때문이다.

권 의장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팜은 민간 청년창업 지원 기관 중 최대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렌지팜은 국내와 해외를 비롯해 총 4곳의 센터를 운영 중이다. 

2017년 8월 기준 입주사는 서울 서초센터에 16개, 신촌센터 11개, 부산센터 20개, 중국 베이징에 3개가 있다. 2014년 설립 이후 오렌지팜을 거쳐간 입주사만 해도 총 114개에 이른다. 센터 개소 후 오렌지팜에 입주 신청을 문의한 기업만 무려 713곳이다. 입주 심사 시 평균 경쟁률은 7 대 1이다. 

◆체계적 단계 갖춘 지원으로 눈길 끌어 

오렌지팜은 ‘오렌지 트랙’이라는 과정을 통해 입주사들이 스타트업을 거쳐 강소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먼저 미래에 혁신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팀을 선정하고 단계별로 기초부터 심화 과정까지 멘토링을 지원한다. 이렇게 성장한 기업은 오렌지팜 엔젤클럽,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끄는데 그룹사와의 제휴는 물론 해외 게임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며 중국에 있는 해외 센터 입주 기회까지 제공한다.

현재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종사자들은 벤처 1세대로 모두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본 경험이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임직원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스타트업의 도우미가 되기를 자처한다. 

매월 투자·사업·개발과 관련한 일대일 ‘정기 멘토링’을 진행하고 사업 중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원과 현업 실무자 및 외부 전문가가 지원하는 ‘상시 멘토링’도 운영한다. 스타트업 대표들 또한 스마일게이트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앞서 권 의장이 거르지 않고 참석한다는 리뷰데이는 오렌지팜을 대표하는 행사로 입주사들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현수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운영지원팀장은 리뷰데이에 대해 “스타트업들은 사업의 방향을 잡고 멘토단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접할 수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게임 관련 스타트업 위주로 선발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업종 제한이 없다. 강 팀장은 “게임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O2O, 문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이 들어와 있어 IT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 전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둘러싼 편견이 몇 가지 있다. 향후 수익을 담보로 투자하거나 아이디어에 대한 우선권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다. 오렌지팜 또한 ‘무조건’ 지원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게임의 퍼블리싱 우선권을 요구하지 않을지 의구심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권 의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사회공헌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이러한 편견을 바꿔 놓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청년층뿐만 아니라 학생층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나섰다. 2010년부터 비영리법인 ‘희망스튜디오’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스마일게이트 입주사 대표 중에서는 학생 때부터 희망스튜디오에 참여하다가 창업한 후 오렌지팜 입주사로 합류한 이들도 있다. 꾸준한 사회공헌이 비로소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설립 3년 차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창업 시장을 가볍게 바라보고 뛰어든 스타트업들이 겪는 대외적 위기가 3년 차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다. 

오렌지팜은 죽음의 계곡에 빠진 스타트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오렌지팜 관계자는 “입주사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 지원책을 통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난관 이겨낼 수 있는 열정 중시”



(사진)강현수 오렌지팜 운영지원팀장.(/오렌지팜)

오렌지팜 입주에 관심이 있는 스타트업 대표자들을 대신해 강현수 운영지원팀장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입주사 심사 기준은 무엇인가요.

“창업에 대한 순수한 열정, 사업 아이템이 대중적 가치에 부합하는지,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인지, 사업 아이템이 요구하는 기본적 능력이 있는지 등을 봅니다. 또 대표자가 난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열정을 갖췄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심사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매월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하고 심사를 진행합니다.”

입주사로 합류하면 얼마나 함께할 수 있는지, 연장은 가능한가요.

“우선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창업팀’은 6개월 동안 함께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토대를 갖춘 스타트업은 1년의 기간이 부여되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연장 심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장 심사는 초기 심사보다 까다롭게 진행됩니다. 

만약 예비 창업부터 오렌지팜과 함께했다면 최장 2년 6개월 동안 입주사로 있을 수 있는 셈이죠.” 

입주사로 선정되면 원하는 센터(서초·신촌·부산)에 입주할 수 있나요.

“입주 기업 신청을 받을 때부터 서초와 신촌 중에 원하는 센터를 정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정보진흥원과 협력하고 있는 부산센터는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만 입주할 수 있습니다. 중국 센터는 중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습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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