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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인드] 사람이 리스크다.

언론인이자 역사학자인 론 처노우(Ron Chernow)가 쓴 석유왕 존 D. 록펠러 평전 '타이탄'(Titan)을 읽으면서 한 가지 흥미있게 보았던 부분은 록펠러가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신을 성공적으로 법적으로 압박했던 변호사들을 자신의 법무팀으로 고용했다는 사실이었다.

더 잘 알려진 사례지만, 에이브러햄 링컨은 자신의 공화당 대통령 경선시 라이벌들을 정부 주요 요인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링컨 초대 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냈던 보수적 판사 출신 에드워드 베이츠, 재무장관을 지냈던 이상주의적 흑인노예 폐지 운동가 살몬 P. 체이스, 국무장관을 지냈던 화려함을 좋아하는 정치인 윌리엄 H. 시워드가 그들이다.

또한,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태평성대 중 하나였던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열었던 당 태종도 그의 적군의 참모였던 위징을 오늘날로 따지면 국무총리로 임명해 성정을 베풀었다.

역사상 큰 업적을 남겼던 인물들의 공통점을 하나 뽑자면, 그들의 인사가 '능력위주'였다는 점이다. 자신과 자신의 입맞에 맞는 측근들의 힘만 빌려서 사업을 도모하면 성공하기 힘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개성강한 다양한 인재들을 한 배에 태워,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들이 천재라고 한다면, 그렇게 개방적, 전략적 인사와 조직의 측면에서 천재였다.

반대로 능력이 아니라 정에 이끌려, 한때의 호감에 이끌려 인사와 조직이 이뤄지는 경우 개인과 조직이 패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국 시대 오자서는 오왕 합려를 도와 오나라의 국운이 상승하는 데 기여한 뛰어난 인물이었으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초나라에서 비무기의 모함에 쫓겨 도망온 백비를 '동병상련'(同病相憐)에 이끌려 비호하다 결국 분사까지 당한다. 현대 한국도 대통령이, CEO가 자신과 친분 관계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인사책을 진행했다가 조직 내부의 불만과 외부의 비판을 모두 받았던 사례가 허다하다.
<한나라의 개국공신인 한신. 본래 초나라의 장수였으나, 한나라에 가담하여 장량, 소하와 함께 유방의 최측근이 된다. 이후 무수한 전장에서 공훈을 쌓았다. 가히 전쟁의 신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스타트업도 그러한 유혹과 시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Team이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자산이라면, 동시에 Team이 스타트업의 가장 큰 리스크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을 뽑느냐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그 사람을 어떻게 뽑느냐에 있다. 내 마음에 혹은 이사진 중 누구 한 명의 마음에 든다고 뽑는가? 아니면 철저하게 그 사람의 능력과 가능성을 보고 뽑는가?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 성과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때도 그 기준은 얼마나 공평하고, 적절하고, 투명한가? 

거듭 강조하지만, 역사를 통해 보았을 때, 사람이란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조직과 개인은 모두 결국은 그들의 잘못된 선택에 책임을 져야 했다. 중국 역사 최초로 전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쇠망하는 시점에 등장한 걸출한 인물로 항우와 유방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천하의 패권을 놓고, 결전을 할 때 가장 중심적 역할을 했던 것이 '전쟁의 신'인 한신이다. 그는 본래 항우의 편이었다. 그러나 항우가 한신을 홀대하자 결국 유방의 편으로 옮겨 항우를 일패조지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다. 나는 항우인가, 유방인가. 나는 인재를 놓치고 있는가, 얻고 있는가.

사람이 리스크다. 사람이 가장 큰 리스크다. 그리고 그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김재연

기술이라 쓰고 인간이라 읽는 정치학도. 네이버 서비스 자문위원을 맡은 적 있고, 스타트업에서 전략 매니저로 일한 바 있다. 블로터닷넷과 주간경향 등에 IT 칼럼을 기고하고, 쓴 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소셜 웹이다', '소셜 웹 혁명', '누가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죽이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