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인이 직접 만든 당뇨 관련 1위 앱 업체, "최고의 치료법은 SYMPATHY"

[부제목] 공공데이터 활용한 당뇨환자용 서비스 만든 ‘닥터다이어리’의 송제윤 대표 인터뷰

 

매끼 식사 전과 잠자리에 들기 전, 수치를 확인한다. 그러한 번거로움보다 더 힘든 건 그렇게 매일 내 몸의 이상없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스트레스다. 그래서 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혈당 측정’을 자꾸 기피한다.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겪는다는, 이른바 ‘당뇨병 패러독스’(The Diabetic's Paradox)다. 당뇨병을 겪는 환자들의 이 같은 패러독스, 당뇨병을 둘러싼 사회의 편견과 오해 등이 낳은 더 큰 패러독스를 ‘동감’(Sympathy)이라는 치료법(therapy)으로 해결하려는 기업, ‘닥터다이어리’의 송제윤(만28세·사진) 대표를 만났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환자를 위한 웹·모바일 서비스 업체다. 당뇨 환자를 위한 모바일 의료 애플리케이션(닥터다이어리)과 당뇨 환자용 식품·간식 등을 판매하는 당뇨전문 쇼핑몰(닥다몰)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2월 ‘쉐어케어링’이란 이름으로 창립했다가 최근에 법인전환을 하며 사명을 바꿨다.

 

닥터다이어리를 이끌고 있는 송제윤 대표는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당뇨병을 앓아온 환자다.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이유이며, 이 동질감이 창업의 모티브가 됐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당시 충격이 굉장히 컸죠. 주변 아이들에게 따돌림도 당했고요. 그런 아픔을 부모님과 함께 나름대로 극복해 나갔고, 대학교 때부터 창업 의지가 강해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닥터다이어리’를 설립하게 됐어요”

전 세계 가장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인 당뇨는 유독 ‘패러독스’가 많은 병이다. 첫째 패러독스는 ‘평생 치유될 순 없는 불치병이지만 관리를 잘 하면 건강에 큰 이상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치료(treatment)보다 관리(management)가 더 중요한 게 이 병의 특징이다. 닥터다이어리를 비롯한 모든 당뇨 관련 서비스가 혈당수치 확인 등 본인 몸 상태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서비스 출시 이후 1년이 채 안 돼 다른 업체들을 제치고 당뇨 관련 1등 앱으로 오른 ‘닥터다이어리’만의 장점은 그럼 뭘까. 송 대표는 같은 병을 앓은 사람들끼리의 동감을 이끌어내는 ‘커뮤니티 기능’을 꼽는다.

 

“닥터다이어리만의 차별성은 당뇨환자들끼리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잘 구성돼 있다는 점이에요. 환자들이 당뇨 관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 등을 얘기하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만족감이 매우 높죠.”

 

당뇨 관련 앱 가운데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는 곳은 닥터다이어리 뿐인데, 이 기능이 갖는 중요성을 이해하려면 당뇨를 둘러싼 또 다른 패러독스를 짚어봐야 한다. 당뇨가 비록 신체적(physical) 결함에서 비롯된 병이지만 정신·심리(mental)적인 고통이 환자들에게 더 큰 괴롭힘을 준다는 패러독스 말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당뇨는 관리가 중요한 병이다. 그만큼 자기 관리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당뇨와 관련한 사회의 잘못된 인식·오해 탓에 본인이 당뇨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당뇨병의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송 대표는 말한다. 




 

“당뇨의 발병 원인이 10대와 40~50대가 완전히 다르고, 임신성 당뇨는 또 다르거든요. 당뇨의 발병 원인 자체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죠. 그런데 당뇨에 걸렸다고 하면 주변에선 ‘얼마나 단걸 많이 먹어서 그러느냐’고 하는 등 하는 등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아요. 이 때문에 젊은 친구들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회사 생활에서도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죠. 그래서 10~30대의 경우 본인이 당뇨임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90% 정도 됩니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만을 가입조건으로 하고 있고, 환자들끼리의 커뮤니티도 손쉽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어 서로간의 ‘동감’을 이끌어내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이밖에 닥터다이어리는 공공데이터를 활용, 병원들의 위치 및 연락처·홈페이지 주소는 물론 병원 이용 후기 등을 두루 제공해 환자들로 하여금 가장 적합한 병원을 찾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닥터다이어의 최종적 목표는 환자 뿐 아니라 병원, 보험회사, 식품 회사 등 당뇨병과 관련한 모든 주체가 가장 많이, 그리고 손쉽게 찾는 ‘당뇨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이를 통해 당뇨 환자들의 자기 관리 의지를 더욱 높이고, 당뇨를 둘러싼 잘못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도 일조하고 싶다고 송 대표는 말했다.

 

“당뇨 환자 중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현재 ‘90일간의 당뇨학교’나 ‘당뇨요리 배우기’ 등을 진행 중인데, 이런 오프라인 채널을 더욱 늘릴 예정이고요. 지난해 연말에 진행한 소아 당뇨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 활동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당뇨환자 분들을 더욱 자주 만날 생각이며,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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