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인드] 습관의 힘.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의 지능이 아니라, 습관에 따라 결정된다. IQ가 높은 사람이 반드시 성공한 인생을 살 거란 보장은 없지만, 좋은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괜찮은 인생을 살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떻게 아이들이 성공한 어른이 되는가'(How Children Succeed) 같은 책을 쓴 폴 터프(Paul Tough) 같은 이는 경험적 증거로 봤을 때 인지적 능력보다 심리적 자질이 아이들의 성인이 된 후의 삶을 결정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인지적 능력 중심의 기존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렇게 습관의 힘이 중요한 건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 보면 습관은 인격이고, 자산이고, 능력이지만, 조직 차원에서보면 습관이란 조직의 역량이고, 문화고, 비전이다. 예를 들어, 철저히 자기 이기심만 추구하는 습관이 있는 조직과 서로 돕고, 함께 싸울 줄 아는 습관이 있는 조직이 있다고 가정하자. 두 조직 중 어느 쪽이 더 번성하겠는가? 찰스 다윈이 일찍이 지적했고, 현재의 심리학자들이 주목하듯 후자가 더 유력하다. 습관은 개인뿐 아니라 조직에게도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다. 조직력을 강화한다는 건 결국 조직이 갖고 있는 습관의 힘을 강화한다는 것에 다른 말에 불과하다. 

또한, 습관의 힘은 조직에 플러스로 작용하기도 하고,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랑도 습관이면, 편견도 습관이다. 인간의 두뇌에서 외피에 가까울수록 최근에 진화가 된 영역이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원시에 가까운 영역이다. 습관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두뇌 영역인 기저핵(basal ganglia)이 후자에 해당한다. 기저핵은 우리의 뇌 중앙부 깊숙이에 위치하여, 오랜 옛날부터 우리가 자주 하는 행동을 자동 패턴화시켜 두뇌의 효율적 사용을 돕고, 우리의 생존율을 높여왔다. 문제는 우리가 이 습관의 힘에 대해 인지하지 않으면, 습관의 노예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든, 편견이든 한 번 생각, 행동이 굳어지면 거기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습관의 힘은 양날의 칼이다. 조직에 훈련된 문화가 존재한다는 건, 좋은 습관은 뿌리내리고, 나쁜 습관은 뿌리뽑힌다는 걸 의미한다. 조직의 리더를 비롯해서 구성원들이 자신들 개인이, 그리고 조직이 갖고 있는 습관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습관의 힘'(The Power of Habit)이란 책에 따르면, 습관은 유인(cue), 루틴(routin), 그리고 보상(reward) 세 요소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중, 유인과 보상은 그대로 두고, 루틴만 바꾸면 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중에는 배가 고프면, 단 걸 먹는 게 아니라, 물을 먹는다. 배가 고프다는 유인이 있을 때, 배가 부르다는 보상을 단 음식이 아니라 물로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루틴을 한 번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중에 물을 찾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오히려 어려운 부분은 어떤 습관이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를 판별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것이 리더의 영역이다. 경영자는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지만, 리더란 옳은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이다.

김재연

기술이라 쓰고 인간이라 읽는 정치학도. 네이버 서비스 자문위원을 맡은 적 있고, 스타트업에서 전략 매니저로 일한 바 있다. 블로터닷넷과 주간경향 등에 IT 칼럼을 기고하고, 쓴 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소셜 웹이다', '소셜 웹 혁명', '누가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죽이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