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지, '드림플러스63'을 가다

[한국의 스타트업-스타트업 육성 기업]

(사진)차남규(가운데) 한화생명 사장과 드림플러스63의 1기 입주사 대표들.(/한국경제신문)

(/편집자 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스타트업 육성사’ 들이 있다. 이들은 사회공헌, 미래의 비즈니스 파트너 육성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첫째로 만나본 육성사는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63’ 이다. 또 드림플러스63의 추천을 받아 뛰어난 활약을 벌이고 있는 입주사들도 함께 소개한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탁 트인 한강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의도 63스퀘어(구 63빌딩) 4층. 이곳에는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드림플러스63)’ 입주사들이 둥지를 틀고 향후 국내 금융업계를 선도할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핀테크 활성화와 청년 창업 지원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2016년 드림플러스63의 문을 열고 입주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드림플러스63의 실무를 맡고 있는 금동우 드림플러스63 센터장을 8월 16일 만나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의를 들어봤다.

◆전담 매니저가 설계한 맞춤형 지원책 

2016년 10월 12일 문을 연 드림플러스63은 스타트업을 선정해 6개월 동안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개관과 동시에 선정된 1기에는 총 11곳의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올해 4월 말부터 2기로 선정된 8곳의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센터’라는 목적에 걸맞게 드림플러스63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자처했다. 첫째 혜택은 공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주 기업들은 총 3069㎡(약 930평) 규모인 63스퀘어 4층에서 사무 공간과 업무에 필요한 기자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혜택이 다양하다. 드림플러스63 입주사들은 센터에서 선임한 전문가들에게 회계·세무·법률 컨설팅 등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상담 받을 수 있다. 

특히 드림플러스63은 입주사들에 활발한 해외 진출을 권하며 멀리 사업 기회를 펼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드림플러스63이 운영 중인 GEP(Global Expansion Program)는 한화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스타트업이 중국·일본·베트남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담 매니저 제도’ 또한 드림플러스63의 자랑거리다. “스타트업 지원 업무 경력을 가진 전담 매니저들이 적게는 한 곳에서 많게는 세 곳의 기업을 담당합니다(금 센터장).” 이들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점을 수시로 청취해 육성센터와 입주 기업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채용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당장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신규 인력에 대한 갈증이 깊지만 구직자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쉽사리 지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림플러스63은 대학생들이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 7월부터 드림플러스63과 이화여대는 ‘이화·한화 드림플러스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입주사 7곳에서 약 한 달 반 정도 동안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현재 15명의 학생들이 레드벨벳벤처스·콰라소프트 등 입주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식 채용이 담보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국내 스타트업이 어떠한 업무를 하고 있는지, 조직의 분위기는 어떤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학생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중에서 드림플러스63이 특별한 점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특화된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입주사들의 사업 아이템이 한화 금융 계열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특징은 입주사를 선정할 때도 반영된다. 

드림플러스63에 입주할 기업을 선정할 때 서면 평가와 대면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관계자들도 함께한다. 금융 계열사 관계자들이 기업들의 사업 아이템을 보고 향후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졌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사진)금동우 한화생명 드림플러스63 핀테크센터장.(/드림플러스63)

◆한화 계열사와 활발한 협업 가능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는 많은 종류가 있다.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큐베이터, ‘초기’ 딱지를 뗀 스타트업의 ‘다음 단계’를 설계하는 액셀러레이터 등 다양하다. 

드림플러스63은 초창기 단계를 벗어난 중기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 기업을 뽑을 때도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당장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와 협업을 이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한다. 

드림플러스63이 해외 진출을 강조하는 이유도 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을 가졌지만 막상 해외 진출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중기 스타트업에 길을 찾아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향후 드림플러스63은 입주 기업의 범위를 넓혀 갈 예정이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핀테크의 사용 범위가 무궁무진한 만큼 실생활에 직결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어디라도 드림플러스63의 새 식구가 될 수 있다”는 것. 드림플러스63은 10월 모집 예정인 3기수부터 더 완화된 입주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업계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산업군이다. 자산을 다루는 만큼 다른 산업군보다 더 까다롭게 새로운 기술을 받아 들여야만 한다. 제도나 규제의 허들도 그만큼 높아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쉽사리 발을 들여놓기 어렵다. 

“핀테크 스타트업은 기존 금융사들과 협업을 하지 않고서는 신기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드림플러스63은 이러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고민을 풀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사들과의 사업 연계를 최우선으로 도와준다. 

“스타트업에는 기초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자금과 향후 사업을 키워 갈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가장 필요합니다. 이러한 ‘니즈’를 파악한 후 각 기업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드림플러스63의 식구가 되려면?

드림플러스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를 지휘하고 있는 금동우 센터장에게 드림플러스63의 식구로 적합한 스타트업의 조건을 들어 봤다. 금 센터장은 “열정을 가진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이 지나 더 큰 규모로 성장하기를 원하는 스타트업
"핀테크 분야에서 확실한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
"한화 금융 계열사를 포함해 기존 금융회사들과 협업을 원하는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스타트업 
"63스퀘어의 쾌적한 환경을 사용하고 싶은 스타트업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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