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業자병법] 스타트업을 살리는 마케팅 방법은?

적지 않은 스타트업이 좋은 상품과 서비스만 만들어 놓으면 고객이 알아서 찾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게 그런 마법과 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기업이 직접 '내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 없이는 아무리 좋은 상품·서비스라 하더라고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셈. 주머니가 가벼운 스타트업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을 살리는 마케팅 방법’을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해보았다. 



고객 분석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한 첫 단추다. 내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할 잠재고객이 누군지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마케팅 활동도 펼칠 수 있는 법. 잠재고객 중에서도 특히 ‘재사용률’이 높은 주고객층을 알아내는 것이 관건인데,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자주 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사업 초기 현금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 중 내 핵심고객만을 찾아 그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손세차 대행 O2O(온·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 ‘와이퍼’(Yper)의 사례를 보자. 와이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에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손세차를 대신해주는 업체다. 와이퍼는 자동차 소유자 중 손세차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를 잠재고객으로 설정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보통신기술(IT)에 익숙해 평소 앱을 자주 사용하는 30·40대 남성 직장인만이 핵심고객이라고 판단해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서초·강남·판교 일대에 전단지 등 오프라인 마케팅을 집중했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을 할 때도 차에 관련된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이용자나 손세차 ‘니즈’가 높은 고급 승용차를 보유한 유저를 주 광고 타깃으로 삼았다. 사업 초기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마케팅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핵심고객에 주력한 것이다.  

더 정교한 고객 분석을 원한다면 구글이 제공하는 디지털 분석 솔루션인 ‘구글 애널리틱스’(G/A)를 활용해볼 수 있다. G/A를 이용하면 내 홈페이지 방문자들의 성별과 연령대, 방문한 경로 등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어떤 검색어를 통해 들어왔는지, 홈페이지에서 얼마나 머물렀는지, 어떤 게시물을 클릭했는지 등도 한눈에 볼 수 있어 효과적이다.



고객 분석이 끝났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결정할 차례다. 고객들이 내 회사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사업의 ‘미션’을 결정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내가 이 사업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싶은지를 깊이 고민해보자. 이 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성찰해보는 것이다. 미션이 결정됐다면 그것을 가장 잘 대변하는 회사의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 페르소나란 그 회사를 생각할 때 연상되는 의인화된 모습이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라면 신뢰감을 주는 40·50대 전문직이, 꽃배달 O2O 서비스라면 감각적이고 우아한 젊은 여성의 모습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기업이든 마케팅을 진행할 때엔 ROI(투자대비성과)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자금 여유가 적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마케팅 경험이 적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자. 

온라인 마케팅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한 ‘바이럴’(입소문)이 핵심이다. ‘바이럴’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업체의 홍보 콘텐츠를 공유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목표 고객이 20∙30대 젊은 소비자라면 ‘키치’(하찮지만 가볍고 유쾌한 감성) 콘텐츠를 활용해 볼 수 있다. B급 감성을 자극하는 패러디나 웹툰 등을 활용해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공유를 유도하는 것이다. 키치 콘텐츠를 가장 잘 활용한 사례로는 음식 주문 앱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대 대학생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할 것이라 판단해 이들이 좋아할 만한 키치한 캐릭터를 브랜드의 대표 이미지로 내세웠다.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할 때에도 눈삽이나 흰 양말 30켤레, 모나미 볼펜 등 다소 황당한 경품을 내걸어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고 SNS상에서 수많은 공유를 이끌어냈다. 

신뢰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원한다면 ‘네이티브 애드’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네이티브 애드란 사용자가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나 SNS 플랫폼의 콘텐츠처럼 보이게 만든 광고로, 업체의 사업 분야나 상품∙서비스에 관련된 정보를 기사나 블로그 게시물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잠재 고객이 관심을 가질법한 정보를 담고 있어 소비자의 자발적인 공유를 이끌어내기 좋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친숙해지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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