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업 인터뷰] 스타트업이 바라는 인재상? “집요하게 집착하는 사람”

화장품 유통중개 플랫폼 ‘비투링크’의 이소형·박현석 공동창업자 인터뷰


스타트업은 종종
 로켓’에 비유되곤 한다. 추진력을 제대로 받으면 눈 깜빡할새 창을 가르는 로켓처럼 스타트업도 시장성을 한번 인정받으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 최근엔 이런 성장 가능성과 그로 인한 성취감을 기대하며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모바일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와 창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6’에 따르면 올해 대학 졸업예정자 가운데 스타트업 취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응답자 전체의 51%나 됐다. 대기업 재직자 4명 중 1명이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에서 바라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국내 100대 스타트업’ 중 한 곳인 화장품 유통중개 플랫폼 비투링크’(B2LiNK)의 두 공동창업자는 집착이 강한 사람’을 꼽았다. 스타트업엔 강한 집착으로 주어진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소형·박현석 비투링크 공동창업자들을 최근 비즈업이 만났다.


(비투링크의 공동창업자 이소형 대표(좌)와 박현석 이사(우))

지난 2014년 7월 창업한 비투링크는 국산 화장품을 중국∙동남아시아의 주요 유통채널에 공급하는 B2B(기업간 거래) 중개 플랫폼이다. 회사 설립 2년 반만에 연매출 350억원을 달성, 스타트업계 스타 플레이어’로 떠오르며 한국과 중국의 벤처캐피탈로부터 100억원대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재는 LG생활건강∙메디힐∙리더스 코스메틱 등 약 150개 국내 브랜드의 제품 5,000여개를 40개 이상의 판매채널에 공급 중이다.

-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둔 편입니다. 조직은 어떻게 변했나요.
이 대표: 처음엔 공동창업자 세 사람이 전부였어요. 저와 박현석 이사, 이재호 이사. 이 세 명이 모든 일을 다 했죠.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을 신규 채용했고 지금은 100명 정도가 비투링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비투링크는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직원 50여명을 신규 모집했다. 설립 1년을 갓 넘긴 기업이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수십명을 새로 들이는 것은 스타트업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 공개채용 시 가장 우선시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박 이사: 저희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문제해결능력이었어요. 하나의 문제에 얼마나 오랫동안 집착하고 끝까지 해결해내려고 하는지를 본 거죠. 경험 많은 사람, 똑똑한 사람도 훌륭하지만 문제에 집착하는 사람을 이겨내지는 못하거든요.
 
- 문제해결능력이 왜 중요한가요.
이 대표: 지금은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잖아요. 스타트업계는 특히 더 빠르게 변화하는데, 이 사람이 한 분야에서 지난 5년간 잘해왔다고 해서 앞으로의 5년 동안에도 잘할 거란 보장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그 산업군에 관한 경험이 많은 사람보다는 어떤 변화가 닥치더라도 순발력 있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박 이사: 저는 스스로 똑똑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집착이 강한 사람이죠. 사업을 하다 보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인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 산이 눈앞에 닥쳤을 때 피하지 않고 꾸준하고 집요하게 노력해서 넘어가는 스타일이에요. 그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도 문제에 집착할 수 있는 사람인지 보고, 직원들에게도 집요하게 집착하라’는 말을 자주 하죠.


 

(공동창업자 세 명으로 시작한 비투링크는 창업 2년 반만에 직원수 100명의 사업체로 발전했다.)

- 조직이 커질수록 사람 관리가 힘들어질 것 같은데, 고충은 없나요.
이 대표: 예전에는 직원이 적었으니까 제가 하는 생각이 직원 모두에게 100% 전달되는 게 가능했는데, 지금은 약간의 갭’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박 이사: 사람이 많아질수록 회사의 핵심 가치를 뚜렷하게 설정해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회사가 원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내부 사람들도 그 색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판단해볼 수 있잖아요. 우리 색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가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Zappos)의 최고경영자(CEO) 토니 셰이는 사업이 발전하려면 사내 문화가 중요하다”며 고유한 문화와 핵심 가치가 명확하게 자리잡혀 있어야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셰이는 공채 면접 시 최종 합격자에게 지금 2,000달러를 줄 테니 이 회사가 정말로 당신에게 맞는 회사라고 생각이 들지 않으면 입사하지 말라”는 제안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만큼 회사의 가치와 맞지 않는 직원이 들어올 경우 그 손해는 2,000달러보다 훨씬 크다고 보는 것이다. 

비투링크의 창업자들도 회사의 목표와 직원 목표가 같아야 함께 오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나요.
이 대표: 자기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먼저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게 돈인지, 명예인지, 일과 삶의 균형인지 등등을 먼저 생각해보고, 스타트업에서 일함으로써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봐야죠. 스타트업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거든요. 확실한 목표가 없다면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무너지기 쉬워요. 
박 이사: 이 대표와 비슷한 의견인데, 인생의 골’(Goal)을 정확히 그려놓는 게 중요해요. 과정이나 속도는 도중에 바뀌더라도 원하는 골은 하나로 정해져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거든요.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의 가치와 비전을 먼저 그려놓고 시작하세요.


(직원들의 꿈을 적어놓은 '꿈방' 앞에 선 이소형 대표(사진 위)와 비투링크의 인재상을 담은 포스터 옆에 선 박현석 이사(사진 아래)의 모습.)

- 비투링크의 골’은 무엇인가요.
박 이사: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해외 어느 시장이든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교’가 되는 것이에요. 물론 쉬운 목표는 아니죠. 하지만 우리 직원들과 계속 주어진 문제에 집착하며 하나씩 해결해간다면 언젠가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에요. 지금 비투링크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도 집요한 자세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니까요.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사진∙영상 촬영 및 편집= 비즈업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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