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ZUP 노하우] 13억 중국 시장 사로잡는 마케팅 방법은?



온라인 마케팅, ‘위챗’과 ‘왕훙’에 주목하라


국내 스타트업계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십수년째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중국’. 이른바 중국식 저성장, ‘신창타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여전히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6~7%를 넘나든다. 13억 인구의 소비시장으로서의 강점뿐 아니라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가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사로잡혀 있어 중국의 매력도는 더욱 주목받는 양상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지갑’으로 올라선 중국. 13억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어떤 마케팅이 필요할까. 최근 서울 역삼동의 ‘마루180’에서 열린 ‘매쉬업엔젤스 스타트업 서밋’에 발표자로 나선 심새나 ‘아이오앤코’ 이사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모바일 마케팅”을 강조했다. 

심 이사는 중국 베이징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화장품 쇼핑몰을 창업한 경험 있는 사업가 출신으로, 현재는 아이오앤코에서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온라인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심 이사가 전하는 ‘모바일 온리 시대의 중국 마케팅 팁’을 정리해보았다.


(최근 서울 역삼동의 마루180에서 열린 '매쉬업엔젤스 스타트업 서밋'에서 심새나 아이오앤코 이사가 '중국 마케팅 TIP과 왕훙'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자료제공=매쉬업엔젤스])

누적 사용자만 39억명...소셜미디어에 주목하라


중국 국가기관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중국 내 인터넷 이용자 수는 지난 6월 7억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는 전체의 92.5%인 약 6억5,600만명. 대다수 이용자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 모바일 분야의 발전이 두드러지는데, ‘BATS’라 불리는 중국 4대 인터넷기업인 바이두(Baidu)와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시나웨이보(Sina Weibo)의 경우 누적 이용자 수 39억명(올해 상반기 기준)을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심 이사는 “바이두(중국 최대 포털)에서는 1분간 검색량이 400만건에 달하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는 1분 동안 최대 165만명이 뉴스피드를 읽는다”며 “중국 진출 기업에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러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심 이사가 특히 주목한 것은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微信). 지난 2011년 출시된 위챗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중국 내 소비 핵심층으로 꼽히는 ‘바링허우’(1980년대생)와 ‘주링허우’(1990년대생)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심 이사는 “애플리케이션(앱) 안에 쇼핑, 결제, 예약 서비스까지 연동돼 있고, ‘액티브 유저’(실제 사용자)가 많다는 게 위챗만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위챗은 메신저 서비스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플랫폼 ‘웨이뎬’(微店)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를 함께 제공한다. 덕분에 소비자는 하나의 앱 안에서 쇼핑과 음식 배달, 식당·병원 예약, 택시 호출, 공과금 결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은 따로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고도 상품 홍보·판매부터 대금 결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위챗, 홈페이지 없어도 결제까지 가능


중국의 모바일 쇼핑 규모는 지난해 2조1,000억위안(약 352조1,7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PC 온라인 쇼핑을 앞질렀는데, 중국 국가산업정보망은 “모바일 쇼핑의 성장세에는 위챗페이의 등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IT 벤처투자회사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위챗은 중국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과도 같다”며 “종일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위챗 하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챗의 실사용자 수는 월평균 8억600만명(지난 8월 기준) 수준. 이중 위챗 내 결제 서비스까지 이용해본 사용자는 3억명 정도다. 심 이사는 “누적 사용자는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액티브 유저’를 고려해보면 위챗이 기업 마케팅에 더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위챗 마케팅을 위해선 기업 전용 계정인 ‘공중 계정’을 개설해야 한다. 위챗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해두면 공중 계정을 통한 쿠폰 발행, 결제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댓글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도 가능한데, 중국의 많은 스타트업 업체들은 공식 서비스 출시 전 위챗의 공중 계정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는 ‘사전 테스트’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위챗을 일종의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삼는 것. 현재 등록된 공중 계정 수는 약 1,000만개로, 하루에도 1만5,000여개가 신규 개설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럴을 원한다면 인터넷 스타 ‘왕훙’에 주목


공중 계정을 통해 홍보 플랫폼이 마련됐다면 그다음은 ‘바이럴’(viral·소문 마케팅)이다. 1초에도 수십만건의 콘텐츠가 유통되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상 아무리 잘 만든 홍보물이라도 전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 심 이사는 “중국의 소셜미디어는 한국보다 노출되는 콘텐츠 양이 많고 경쟁업체도 엄청나기 때문에 ‘바이럴’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훙은 우리나라의 1인 크리에이터나 파워블로거와 비슷한 개념의 인터넷 스타로, 주로 기업 협찬을 받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사용해보고 그 체험기를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며 수입을 올린다. 업체가 진행하는 기존의 정보 전달식 마케팅보다 일반인에게 더 친숙하게 느껴지고, 유명 연예인보다 적은 비용으로 홍보할 수 있어 중국 내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두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 국민의 60%가 제품을 구매할 때 기존 광고보다 왕훙의 조언을 더 신뢰한다는 결과도 나온 바 있다. 

현재 팔로워 50만명 이상을 거느린 ‘메이저’ 왕훙은 약 100만명. 심 이사는 “왕훙 20명을 섭외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 200만명의 잠재고객에게 노출되는 효과가 있다”며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라면 활용해볼 만 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왕훙 마케팅을 통해 단번에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사례도 있다. 심 이사는 그러나 “왕훙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라이브 방송을 할 때 큐알(QR) 코드를 넣어서 더 자세한 상품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거나 오프라인 상점의 위치 정보, 결제 시스템 등을 함께 제공해줘야 마케팅에서 실제 구매 행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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